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개인 심리 치료적 접근 방법
개인 심리 치료적 접근 방법에 대한 이론적 배경
Courtois(1988)에 의하면 근친강간을 포함한 성피해자들의 부정적 심리적인 영향을 치료하는 이론적 모델로써 다음과 같은 네 가지를 제시하였다.
즉 외상성 스트레스/피해자의 이론(tramatic stress/victimization), 자아 발달(self-development) 이론, 여성학적 이론(feminist)과 손실(loss model)이론이다.
1) 외상 스트레스/피해자의 이론(Traumatic Stress & Victimization)
이 이론에 의하면 성폭행을 당하면 그 결과초기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외상성 장애(PTSD)를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며(Armsworth, 1989; Courtois and Watts) 아동의 성폭력 또한 이러한 외상의 한 종류라고 보고 있다.
다음은 일반적으로 보고하는 성폭력에 대한 기술 사항이다.
① 성폭력은 오랜 기간에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② 성폭력이 어린 시절에 처음 시작해서 사춘기까지 지속한 경우가 있다.
③ 어린 시절, 사춘기에 일어나는 성행위가 구체적인 신체 접촉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④ 성폭행을 하기 위해 협박을 했거나 아동의 미숙함을 이용해 복종을 강요하기도 했다.
⑤ 성폭행은 주로 부모를 포함한 친척들에 의해 행해졌으며 피해자가 이들에 대한 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⑥ 성폭행이 역기능적인 가족 내에서 신체 학대와 같은 다른 학대와도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었다.
⑦ 이러한 성폭행을 보고해도 주위에서 믿어주지 않는 어려움을 겪은 경우가 많았다.
인간은 누구나 신체적․심리적으로 존재 위협을 받는 상황에 직면하면 자기 나름대로의 방어 기제를 사용하는데 이 외상 이론에 의하면 PTSD 증상 역시 생존하기 위한 자신의 자구책이라고 보는 것이다.
어떤 피해자의 경우에는 외상의 증상이 어린 시절에 나타나기도 하고, 다른 피해자의 경우에는 증상이 어린 시절에는 잠재적으로 있다가 어떤 계기로 성인 시절에 표출되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성적 피해의 후유증으로 오는 증상(고통) 때문에 성인 시절에 심리 치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다.
이 입장에서는 외상 자체를 치료의 기본적인 초점으로 보면서 다른 부수적인 증상은 외상의 반응적인 증상이라고 간주한다. 치료는 외상, 즉 성폭행 당한 기억을 다시 되살리고 끄집어 내서 그 성폭행과 관련된 감정을 표출해 내는데 역점을 둔다. 위에서 밝혔듯이 이 과정 속에서 피해 당사자가 지금까지 보여온 증상들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고 하는 기능적인 면과, 또는 이 증상이 외상 반응(trauma reaction)의 한 부분으로 간주하게 된다(Figly, 1985). 치료 기법은 이러한 과거의 증상이 현재 자신의 삶과 건강한 기능에 도움이 되지 않는 면을 강조하면서 현재 나이와 사회적 지위에 맞는 새로운 대처 방법과 그동안 외상을 대처하느라 정체되었던 개인의 인격적인 성장에도 역점을 두어 치료한다.
2) 자아-발달 이론(self-development)
어린시절 성폭행을 당했을 때 심리적 발달에 부정적으로 끼치는 영향은 여러 각도에서 연구되어 왔다(Gil, 1990; Vander Kolk, 1987).
성폭행의 영향은 아동의 정상적인 발달 단계를 저해함으로써 아동의 내적인 감정 상태에 영향을 주며, 정상적인 자아(Normal self)가 불합리한 방어 기제와 합병된다고 보고 있다(Herman and Vander Kolk, 1987). 또한 아동의 정상적인 발달이 정지되고, 많은 경우 아동의 자아가 분열되기도 하며, 어린이를 상대로한 성적 폭행은 고의적으로 저질러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인 관계 뿐만 아니라 내적, 심리적인 면에서도 아주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이러한 피해 당사자들이 자아를 건강하고 통합된 자아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① 자기가 있는 사회와 세계에 대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② 안전성을 느끼며, ③ 신뢰감 및 의존성도 갖추고, ④ 통제력을 키워나가며, ⑤ 독립심을 높이고, ⑥ 자존심을 높여서, ⑦ 친밀한 인간관계를 재구성해 나간다고 주장한다(McCanns Pealman, 1990).
이러한 피해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성적 피해자가 치료자에게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치료자를 신뢰하는 가운데 자기 자신에 대한 자아관을 변경시킬 수 있고, 분열되고 조각난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아를 재구성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성적 피해자를 진단하고 평가할 때 그 개인의 지각 능력과, 자신의 잠재력 및 자아의 분열된 정도를 잘 고려해야 하겠다. 이 입장에서 보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깨어진 자아를 보수해 주는 자기 작업(self-work)이 성폭행에 대한 기억을 재생해 내고 그에 대한 감정을 표현해 내는 기억 작업(memory-work)에 선행한다고 본다. 치료자가 연약하고 깨어진 자아를 잘 보수해 줄 때 성폭행에 대한 외상을 재구성 작업에서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왜곡된 표상(schema)을 교정할 수 있다고 본다.
3) 여성학적 이론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여성의 역할 인권과 성 차별에 대한 여성학적 입장과 여성학자들이 여성의 성폭력 피해 당사자들을 위한 사회 문제화 및 상담 활동에 기여해 오고 있다.
여성학은 여성의 권력, 문화적 적응과 역할, 여성 개인으로의 존엄, 사회 계층으로서의 여성의 경험에 중시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 사례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의 피해자가 여성이고, 가해자가 남성이라는 점에서 여성학자들은 남성이 가해자로서 여성을 성적으로 지배해 왔다는 점을 지지하고 있으며, 개인의 성 차이를 인정하면서 성폭행 당한 어린 남자아이들도, 여성처럼 의존적이고 힘없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러한 여성학자들은 여성의 열등감을 이론적으로 합리화시키는 Freud의 근친 상간적인 본능(Oedipal complex)이 오랫동안 남성들이 자신의 성폭행을 미화하려는 이론이라고 반박한다(Miller, 1981). 위에서 살펴 본 외상 이론 및 자아 발달 이론은 여성학적 이론과 마찬가지로 성 피해 여성에게 보이는 증상이 살아 남기 위한 생존의 적응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대처 기술이 역기능적이고 오히려 피해자인 여성을 다시 제2의 피해자로 전락시키고 있는 모순에 대해 지적한다. 이러한 이론에 기초한 치료는 피해 여성이 당면한 사회, 문화적 상황에서의 여성의 성적인 피해와 상처를 이해하도록 해 주고, 이러한 상황에서 적용했던 비효과적인 대처방법을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체하도록 제시해 주며, 피해 여성의 자신감을 높이는 것(Empowerment)에 중점을 둔다. 또한 피해자가 자신의 문제에 가장 권위자고 자신의 경험을 다시 살펴볼 수 있는 능력이 여성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하면서 피해 여성들의 법적인 권리와 법률적인 대처방안, 여성들의 안식처 제공, 지지 그룹 형성들을 통해 사회 운동의 성격을 띠고 피해 여성을 돕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여성학자나 지도자들은 구체적인 심리 치료 기술이나 상담 기술에 대한 경험이 적거나 거의 없는 것이 약점이 되고 있다.
4) 손실 이론(Loss Theory)
성폭행의 장면을 구체적으로 피해자 입장에서 조명해 본다면, 폭행 전에 인간으로서 누려왔던 자신 및 세계에 대한 안정감, 또는 자신이 삶의 주인공으로서 주위에 대해서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개인 심리를 힘이나, 협박에 의해 박탈하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아동 성폭력은 이러한 자기 통제력의 상실, 정상적인 발달 과정 저해와 기회 상실을 의미한다. 또한 가장 믿었던 가족 식구 중에, 특히 자신의 아버지에게 당한 성폭행은 가장 가까운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배신감으로 인해 신뢰 상실감을 야기시키고 왜곡된 심리 발달을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손실 이론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들의 접근 방법은 어떠한 손실이든지 간에 그것을 분명히 밝혀 보고, 수용하며, 손실에 대해 애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성폭력 당한 것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손실으 현실로 받아 드릴 때 피해자들은 자기 자신의 성적 피해 행동 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공격 행동까지도 자기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믿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성폭력 피해자들은 피해 의식 속에서 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어린 시설과 부모, 가정을 잃고 무엇보다 삶에 대한 신뢰성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특징 중의 하나는 자신들의 성폭력 피해 당한 사실을 직면하지 않고 그에 의해 발생되는 피해를 회피하려고 하다가 나중에야 치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손실 이론에 의하면, 피해자 개인들에게 과거의 손실에 대해 직면시키고 그 손실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느껴볼 수 있게 하며 슬픈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준다. 피해자 자신들은 일단 성피해가 자신의 삶에 가져다준 손실을 인정하고, 가해자가 자신에게 폭행한 것에 대해서도 자책감을 느끼는 것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Bard and Sangrey, 1986).
위의 이론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성폭력으로 인해서 오는 정서적 영향과 왜곡된 인지에 끼쳐진 영향에 대해서 모두 언급하고 있으며, 정서적으로 느끼는 무력감, 불안감, 우울감, 분노감 및 죄악감으로 인해서 오는 왜곡된 세계관, 깨어진 자아관 및 대인 관계의 어려움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의 성에 대한 전통적인 가치관과, 남성 위주의 지배적인 성의 관념을 고려해 볼 때 손실 이론의 입장이 성적 피해 한국인 여성을 더 잘 대변해 주지 않나 한다. 예를 들면, 한국 피해 여성들은 성적 피해 사실조차도 부모나 가까운 주위에 대해서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는데, 그 배경에는 피해 당사자인 여성 자신에게 책임이 있고 그 결과 역시 피해 여성이 져야 한다는 묵시적 가치관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성적 폭행 피해 여성이 당하는 피해와 손실은 이중 삼중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잃어버린 어린 시절, 과거, 부모, 가정 뿐만 아니라, 그 사실 조차도 숨기고 그 피해에 대한 부당한 책임과 고통을 안고 살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한국인 성 폭행 피해 여성들은 피해와 손실에 대한 "한"을 안고 살아가도록 개인적 및 사회적 차원에서 요구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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