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슈탈트심리학(형태 심리학)
게슈탈트란 원래 형(形) ·형태(形態)를 뜻하는 독일어이며, 심리현상에서의 게슈탈트성(性)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지적한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C.에렌펠스이다.
그는 현상이 형태성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한 판정기준으로, ① 전체는 부분의 총화(總和) 이상의 것이며, ② ‘이조(移調)’가 가능하다는 2가지 점을 지적하였다. 전체는 정확히 부분의 총화와 같고, 요소가 합쳐짐으로써 추가되는 새로운 성질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연합설의 주장이므로 첫번째 점에 관해서는 차이가 명백하다. 두번째 점인 ‘이조’ 가능성은 개개의 요소를 전부 옮겨 놓아도 그들 상호간에 성립하는 관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한, 전체로서의 성질은 거의 불변(不變)이라는 것이다.
예로부터 연합설의 요소관에 대한 반성과 비판은 많이 행해졌으나 구체적인 관찰과 실험을 통하여 전체관의 우수성을 보여 준 것은 이 학파가 처음이다.
20세기에 들어서는 M.베르트하이머의 운동관(運動觀)의 연구(1912), W.쾰러의 유인원(類人猿)의 사고연구(1917), K.코프카의 지각과 기억연구, K.레빈의 의지동작(意志動作) 연구(1922 이후) 등이 나와서 심리학계뿐만 아니라 다른 자연과학(예컨대 생리학자 C.M.차일드의 실험발생학에서의 勾配說), 사회과학(사회심리학에서의 場理論, 그룹 다이내믹스)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회화 ·영화 ·음악 등의 예술감상에 관한 연구가 중에도 이 학파의 추종자가 많다.
게슈탈트학파 연구태도의 특색 중, ① 전체관에 대해서는 이미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다음에 이 학파는 ② ‘현상학적 관찰(現象學的觀察)’을 주장한다. 행동주의와 같이 의식을 버리지는 않지만, 의식을 관찰할 때 W.M.분트의 ‘내관(內觀)’처럼 요소적인 감각이나 감정을 분석하는 것만이 과학적이라는 것은 하나의 편견이라 생각하고 소박한 태도로, 있는 그대로의 현상을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외계의 모습은 태양광선의 방향이 변화함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달라지지만 우리는 사소한 차이를 무시하고 대상(인물이나 사물) 그 자체를 동일한 색채 ·형태 ·명도(明度)를 가진 것으로 느낀다. 이것을 ‘항상현상(恒常現象)’이라 하며, 이 학파에 의해 진지하게 연구되었다.
이 학파 중에는 현상의 관찰만으로는 만족하지 않고 심리현상의 게슈탈트성 배후에는 이것에 상응하는 생리 ·물리적 사상(事象)의 게슈탈트성이 성립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것을 ③ 심리-물리의 동형설(同型說)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성질을 명백히 하기 위해서는 ④ 역학설(力學說)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연합주의자는 일정한 요소적 자극입력(刺戟入力)에 대하여 일정한 요소적 감각 또는 반응이 대응한다고 가정하였으나 게슈탈트학파는 전기(電氣)와 자기(磁氣)의 ‘장(場)’ 또는 비누거품과 같은 ‘계(系)’로서의 성질을 갖춘 물리현상에 주목한다. ‘계’란 전자기(電磁氣) 또는 역학적인 힘의 평형에 의하여 성립되는 것이며, 일부분의 변화는 즉시 전체에 파급된다. 생리-물리의 수준에서 어떠한 ‘힘’이 작용하고 있는가를 분석함으로써(力學觀) 비로소 심리적 게슈탈트의 성립기구(成立機構)가 명백해진다고 생각하였다.
예컨대 눈의 망막에 어떤 형태의 물체의 상이 투사되었을 때 그 흥분이 일어나는 것은 꼭 빛이 투사된 부분에만 한하지 않고 어떤 계통적인 경사도를 가지고 그 주변에도 미친다는 것이다(場의 理論). 기하광학적 착시(幾何光學的錯視)나 기타 현상의 설명에는 이와 같은 흥분의 ‘장’을 고려에 넣어야만 편리하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장’이 말초감각 기관의 성립적 수준에서 성립한다는 것이 설명되나 게슈탈트학파는 주로 대뇌중추에서의 ‘장’을 생각하였다.
이 밖에도 장이론의 사회심리학에의 응용(레빈)이나 학습심리학에서 ‘습관’의 형성과 붕괴가 아니라 ‘인지(認知) 구조’의 변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등 역사상 최초로 연합설이 아닌 새로운 심리학의 체계를 세우는 데 크게 공헌하였다.
용어설명 |
19세기말 지각에 대한 원자적 분석에 반대하여 게슈탈트 법칙의 우위성을 주장했던 에렌펠스Christian Freiherr von Ehrenfels에 의해 기초가 만들어진 심리학적 미학의 방향. 인간 경험의 궁극적인 요소가 ’원자적’ 성분으로 분해될 수 없는 일종의 구조 내지 구성이라는 것을 기본 원리로 하며 개별적인 감각 데이터들은 단지 시각적인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감각 영역에서 전체 구조에 의해 지배된다는 것이다. 20세기 전반에 베르트하이머Max Wertheimer, 쾰러Wolfgang Kohler, 코프카Kurt Koffka 등에 의해 도형은 불명료한 배경에서 확실하게 부각된다는 것, 공간적 시간적 근접이나 유사성은 요소들을 하나의 형태로 결합한다는 것, 둘러싸인 것과 배제되지 않은 것은 하나의 형태를 이룬다는 것 등의 몇가지 기본적인 게슈탈트 법칙이 확정되었다. 게슈탈트 학파의 다섯 가지 보조 원리는 다음과 같다. ①모든 지각 경험은 배경으로부터 구별해 낸 하나의 패턴임을 주장하는 ’상(figure)-배경(ground)’의 원리 ②자극의 패턴과 지각 구조의 형성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주장하는 ’구별’의 원리 ③불완전한 구조로 변형되는 경향이 있음을 주장하는 ’밀폐(closure)’의 원리 ④한 지각 구조가 동일한 지각 패턴에 근거하고 있는 다른 지각 구조를 대신하는 경향이 있음을 주장하는 ’좋은 게슈탈트’의 원리 ⑤생리적인 혹은 두뇌상의 과정과 지각되는 사물과의 사이에는 구조적 일치가 있음을 주장하는 ’동형구조(isomorphism)’의 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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