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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상담 : 부모 수직적 사랑, 연인 수평적 사랑
  • 작성자 : 비움심리상담
  • 작성일 : 2017-03-17
  • 조회 : 2856

부모 수직적 사랑, 연인 수평적 사랑 

 

  

부부나 연인간의 사랑과 부모와 자식 사이에 사랑은 종류가 다르다. 전자를 수평적 사랑 혹은 에로스 사랑(eros)이라고 부르고 후자를 수직적 사랑 혹은 에카페(ecape) 사랑, 내리 사랑이라고 부른다. 전자는 주는 것만큼 받아야 하는 사랑으로 흔히 give and take 사랑이라고 부른다. 남편과 부인 혹은 연인들 사이에 사랑은 항상 상대가 나를 사랑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부인이 남편에게 "나는 당신의 생일날 xx를 선물했는데 당신은 내 생일날 왜 아무 것도 없느냐?, 당신 이제 날 사랑하지 않는 것 아니냐?"라고 말하는 것에서 이것을 알 수 있다. 또 사랑하는 연인이 혹시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의심을 하고 연인이 정말로 다른 사람보다도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는 부모가 자식의 사랑을 확인하고 사랑을 주는 경우는 없다.

 

에카페 사랑은 헌신과 희생적인 사랑이다. 사랑에 대가를 바라고 사랑을 하지 않는다. 부모가 자식을 보고 "너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은 없다. 자식은 부모에게 "엄마가 나보다 동생을 더 예뻐하는 것 같다" 혹은 아빠가 나보다 여동생에게 사랑을 더 많이 주는 것 같다" 등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부모는 자식들에게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는 손가락 없다"고 말한다. 자식들에게 다 똑 같이 사랑을 나누어 주고 있다고 말하는 것에서 이것을 알 수 있다.

 

 에로스적 사랑은 두 파트너 사이에 power가 대등하다. 우리나라와 같은 나라에서는 결혼하면 남자대 여자의 power 비율이 60: 40정도가 보통이다. 선진국 같으면 파트너 사이에 power가 50: 50이나 40:60 정도가 될 것이지만 아직도 우리 나라는 남성이 결혼 초기에는 power를 약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중년기로 넘어가면 남편 대 부인의 power의 균형이 깨어져서 그 반대로 된다. 남편과 부인의 power가 40:60으로 바뀐다. 대중 가요 중에 최희준이 부른"엄처시하"라는 노래 가사에 "열아홉 처녀 때는 수줍던 그 아내가 첫 아이 낳더니만 고양이로 변했네 눈 밑에 잔주름이 늘어가니까 무서운 호랑이로 변해 버렸네 그러나 두고 보자 나도 남자다 언젠간 내 손으로 휘어잡겠다 큰 소리를 쳐보지만 나는 공처가!"라는 가사가 이것을 말해 준다.

 

대부분의 부부들은 같이 살다 보면 중년기로 접어들면서부터 자녀 양육의 공과 알뜰 살림 살이의 공을 내세우는 부인의 목소리가 커지고 남편들은 앞 치마를 두르고 식기를 닦는 부엌 일이나 남편이 장바구니를 들고 부인과 같이 시장을 같이 보는 일을 자주하게 되고 부인의 명의로 집을 등기로 한다든지 부인의 이름으로 부동산을 등기하는 일들이 많아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고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여러 가지로 설명한다. 정신분석 학자인 융은 사람은 모두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어린 시절에 부모는 남자는 남자답게 씩씩하게 자라기를 원하고 여자는 따뜻하게 온순하게 자라기를 원한다. 이러한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자녀들은 자신의 다른 한쪽 면을 억압하고 한 쪽면을 강화하게 되어 남자는 용기가 있고 씩씩한 사람으로 여자는 온순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나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진화적으로도 설명한다.

 

원시시대나 농경 시대에 남자들은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서 사냥이나 고기잡이 등 집 밖에서 일을 해야 했고 여성은 집 안에서 자녀의 양육을 책임져야 했다. 그래서 남자는 씩씩하고 힘세고 억센 사람으로 자라기를 기대했고 여성은 자녀 양육에 필요한 따뜻한 마음씨와 온순함이 강조되어져 집단 사회의 기대에 부응해서 자라게 된 것으로 설명한다. 이것이 중년기를 넘어가게 되면 억압되었던 다른 한쪽이 고개를 내밀게 되고 표면으로 뚫고 올라 오게 되어 남성이 여성화 된다고 보았다. 대신에 여성은 억압되었던 남성적인 면이 표면화 되어 남성화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신경 생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호르몬으로 설명한다. 남자는 남성 호르몬이 왕성하지만 대신에 여성 호르몬도 일부 가지고 있고 여성들도 여성 호르몬이 왕성하지만 일부는 남성 호르몬을 가지고 있다. 중년기가 되면 여성의 경우는 폐경기를 맞이하게 되고 여성 호르몬이 급격이 감소하게 되는 반면에 남성 호르몬은 서서히 감소하게 되는데 이 때 남성 호르몬이 더 많이 여성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어 여성은 중년기에 남성화 되고 남성은 중년기에 남성 호르몬의 급격한 감소 현상으로 남아 있는 여성 호르몬이 좌지우지하게 되어 남성은 중년기에 여성화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어느 쪽이든지 간에 중년기에 남성이 여성화 하고 여성은 중년기에 남성화 한다는 사실은 공통적이다. 부부 사이에 power가 바뀐다는 것을 말해준다.

 

에로스적 사랑은 파트너가 서로 자치적이다. 상대의 power를 인정해주고 서로의 판단을 존중해준다. 의사의 결정은 서로 상의, 협의해서 결정하게 된다. 두 사람이 의논해서 결정을 내리게 된다. 고로 서로가 서로의 권리를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는 관계이다. 반면에 에카페 사랑은 power가 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 부모에게 대부분의 power가 주어져 있고 자식은 부모에게 의존해 있다. 어린 시절에 부모가 자녀의 보호자가 된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시키고 명령하게 된다. 이런 관계가 자녀가 점점 자라나면서 자치적이 되어가고 부모로부터 power를 조금씩 회복해간다. 부모로부터 자녀가 분리 독립해서 나갈 때까지 자녀는 어디까지나 부모에 보호를 받게 되어있다. 고로 자연히 power는 부모가 많이 가지고 있다. 판단하거나 의사를 결정하거나 선택권하거나 통제하는 권한은 대부분이 부모에게 있다.

 

만약 부부 관계가 에로적 사랑의 관계가 아니고 에카페적인 사랑의 관계가 된다면 부부 관계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부부 관계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것을 모르고 결혼을 한다. 결혼 생활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부부 관계가 대등 관계가 아닌 한쪽으로 power가 치우쳐서 한쪽이 좌지우지하는 관계로 변하거나 한쪽이 무능력해지고 다른 쪽에 의존적인 관계가 되어 버리기 쉽다. 이러한 부부 관계에서는 반드시 문제가 발생하게 되어있다.

 

부부 관계가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인 에카페적 관계가 되어 버리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조사해 보자. 결혼 초기 단계인 신혼 기간 즉 결혼 후 3년 -5년 정도의 기간에는 별로 문제가 없다. 이 기간은 결혼 생활에서 가장 행복한 기간으로 이 기간에는 부부 사이에 "깨가 서말이나 쏟아지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한쪽은 다른 쪽에 의존해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 달라고 보채게 된다. 다른 쪽 파트너는 이것을 애교로 받아들이게 되고 아낌없이 주게 될 때까지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끊임없이 보채는 한 쪽 파트너는 주는 것이 없이 끊임없이 요구를 하게 되고 제공하는 쪽인 다른 쪽 파트너는 받는 것이 없이 끊임없이 주어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질리게 된다. 결혼 후에 4년 - 5년이 지나가게 되면 다른 쪽 파트너는 질식을 느끼게 되어 한쪽 파트너로부터 도망을 하는 도망자가 되고 한 쪽 파트너는 다른 쪽 파트너가 예전처럼 끊임없이 제공해주지 않게 되자 상대방에게 확인을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요구는 추적자로 변신하여 있는 것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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