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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 공감-출처 : 네이버 캐스트
  • 작성자 : 비움심리상담
  • 작성일 : 2018-08-09
  • 조회 : 1494

공감

타인의 상황과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능력

우리가 ‘인간극장’과 같은 TV 프로를 시청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되는 것은 ‘아~ 슬프겠다, 너무 힘들겠다…’와 같이 공감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공감능력은 ‘나는 당신의 상황을 알고, 당신의 기분을 이해한다’처럼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기분을 같이 느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과연 언제부터, 그리고 어떻게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일까?

아이들은 부모와의 교감, 인형과의 놀이 등을 통해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해가는 사회인지 발달 과정을 겪는다.

아이들은 태어나서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엄마의 목소리나 표정을 통해서 엄마의 감정을 판단하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누는 대화상의 음색(tone)에 따라 두 사람의 감정이나 분위기를 알아차리기도 하며, 형제들과의 놀이를 통해서 여러 가지 사회적 경험을 축적해나간다. 또 혼자서 바나나를 전화기처럼 귀에 가져다 대고선 마치 진짜 전화 통화를 하는 것처럼 능숙하게 대화를 나누는 가상 놀이를 하거나 강아지 인형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재워주고, 추울까봐 담요를 덮어주며 잘 자라고 토닥이기도 한다. 이러한 모든 과정들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인지하고 이해하며 상대의 감정을 공감해가는 사회인지의 발달과정이다.

이러한 사회인지 발달은 대부분의 예상보다 훨씬 어릴 때부터 시작되는데, 예를 들어 Repacholi와 Gopnik(1997) 등은 아직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18개월 아이들조차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이들의 실험에서 실험자는 아이들이 싫어하는 생야채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크래커를 아이들 앞에 두고서는 크래커를 먹으면서는 으윽(Eww!)하고 메스꺼운 표정을 보이고 생야채인 브로콜리를 먹으면서는 으음(Mmm)하며 맛있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후 실험자가 아이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손을 내밀었을 때, 연구에 참여한 18개월 된 아기들의 70%는 자신이 맛있다고 여기는 크래커가 아닌, 연구자가 맛있다고 표현한 브로콜리를 손에 올려주었다. 이와 같은 실험은 두 살도 안 된 아기들도 상대의 반응을 살피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Repacholi와 Gopnik은 아기들에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크래커를 먹을 때는 메스꺼운 표정을 짓고, 싫어하는 브로콜리를 먹을 때는 맛있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실험을 했다. <출처: Gettyimages>

하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욕구, 감정과 같은 복잡한 심리 상태에 대해서 생각하고, 추론하는 능력은 그리 쉽사리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래의 예를 생각해보자.

“아빠가 영희와 바닷속 이야기 놀이를 하며 놀고 있다. 한참을 놀다가 아빠가 영희가 보는 앞에서 영희의 돌고래 인형을 바닷속의 궁전(상자)에 넣었다. 그때 마침 회사에서 전화가 와서 아빠는 잠시 자리를 비웠다. 영희는 아빠가 없는 동안 돌고래 인형을 궁전에서 꺼내어 동굴(이불) 속에 넣었다.”

<질문> : 아빠가 돌아왔을 때 아빠는 돌고래 인형을 어디서 찾을까?1. 바닷속 궁전(상자) 2. 동굴(이불)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상자 속에서 돌고래 인형을 찾을 것이라 대답할 것이지만 나이 어린 아이들의 경우에는 동굴에서 찾는다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글은 틀린 믿음 실험의 일종으로 아동의 마음 읽기 능력을 알아보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는데 연구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만 3세 이전에는 이러한 문제를 정확하게 푸는 경우가 적지만 3세 이상의 아동부터는 점차 정확하게 푸는 경우가 많아지며, 4세경부터 시작되어 5세쯤 되면 많은 수의 아동들이 이러한 문제를 정확하게 푼다. 다시 말해 3세 이후부터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 서서히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렇게 나이를 먹으면서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 발달한다면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 점점 더 커져야 할 것인데 과연 성인들은 아이들에 비해 더 잘 공감하고 소통하는가?

영화 [E.T]에서 아이와 이티는 손가락으로 그들만의 교감을 표현했다. <출처: 영화 [E.T]>

영화 [E.T]를 생각해보자. 설사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유명한 몇몇 장면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꼬마 소녀가 큰 눈에 목이 긴 배불뚝이 생명체를 보고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는 장면, 주인공과 친구들이 어른들을 피해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장면 등등.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아마도 이티와 아이가 손가락으로 교감을 나누던, 검지와 검지의 접촉 장면일 것이다.

만약, 어느 날 문득 여러분 앞에 외계 생명체가 나타난다면 영화 속 아이들이 했던 것처럼 아무 조건 없이 따뜻하게 그와 교감하고, 공감할 것 같은가 아니면 이 영화 속에서의 어른들처럼 이 새로운 생명체를 분석하고, 이용하려 하고 또한 두려움을 느끼면서 쫓을 것 같은가? 대부분 사람들은 아마도 후자에 가까울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 사람이 힘든 상황이구나, 어렵겠군’ 이렇게 머리로 상대를 이해하는 능력은 어느 정도 갖추게 되지만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공감능력을 모든 사람들이 같은 수준으로 다 가지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예를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기사화되는 학교 폭력 문제를 보면 가해 학생은 피해를 입은 친구가 어느 정도 힘들었는지, 그것이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꽤 많은 듯 보인다. 사건이 크게 되고 나서야 비로소 “몰랐어요. 그 정도로 힘든지…”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또,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렇게까지…’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사건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떠한 사람들일까? 이런 사람들이 상대방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생각을 해봤다면 과연 그러한 일을 저질렀을까? 또 소위 말하는 못된 사람 중에는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기분과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이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사람은 남을 이해하는 능력은 있더라도 공감 능력이 있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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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별장면에서 이티는 가슴에 손을 가져가며 아프다고 말한다. <출처: 영화 [E.T]>

다시 [E.T]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영화의 마지막 이별 장면에서 이티는 가슴에 손을 가져가며 아프다(Ouch)고 말한다. 이와 같이 상대방이 아프다고 할 때 나도 그 아픔을 느끼고, 그를 이해할 뿐 아니라 그의 행동에 내가 겁내거나 어쩔 줄 몰라 하지 않고 적절하게 반응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진정한 공감 능력의 발현이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이러한 공감능력을 얼마나 잘 갖추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사실 따뜻한 사람들만 함께 하는 사회라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마주하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는 소통불가, 이해불가인 사람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과연 나는 타인을 얼마나 이해하고 공감하며 지내왔을까? 혹시 상대가 도리어 나에게 소통불가, 이해불가로 답답해하고 있진 않을까? 빡빡한 현실에 이리 저리 치여 내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들어 정작 가까운 상대가 어떤 상태인지 머리로만 알고,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자기 개념’ 편에서도 언급했듯 ‘나’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당신’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머릿속 이해를 넘어 그 사람의 상황을 알고, 그 사람의 기분을 같이 느끼고 적절하게 반응해주는 ‘공감’을 하는 것은 ‘당신’에게 다가가는 최선의 길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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