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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 타인과 상황 판단 시 인지적 오류들 : 나는 타인을 제대로 판단하고 있을까?-출처:네이버캐스트
  • 작성자 : 비움심리상담
  • 작성일 : 2018-09-08
  • 조회 : 2122

타인과 상황 판단 시 인지적 오류들

나는 타인을 제대로 판단하고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엄청난 정보가 우리의 감각 기관을 통해 전달된다. 하지만 사람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다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우리는 제한된 인지능력을 통해 제한된 정보만을 선택하고 처리한다. 즉, 나에게 필요 없는 것은 무시하고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정보에만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이렇게 주의를 기울인 정보는 그 정보에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는 과정(Perception)을 거치게 되는데 주의를 기울이는 단계와 정보를 해석하는 단계에서 모두 어떤 것에 주의를 기울일 지와 어떻게 해석할 지는 내가 갖고 있는 기존의 지식이 어떠한가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것은 타인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기에 우리는 타인을 판단할 때 내가 갖고 있는 다양한 기존의 지식을 바탕으로 판단하게 된다.

도식

우리에게는 살아오면서 누적된 학습과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과 상황에 대한 자신만의 틀을 조직해 나간다. 이것이 도식인데 사람에 대한 도식, 역할도식, 특정 집단에 대한 도식에 이르기까지 도식은 여러 종류를 지닌다. 우리가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도식은 역할에 대한 도식이다. 즉 사람들은 ‘어머니’, ‘교사’, ‘여자(남자)친구’와 같은 역할과 관련되어 일정한 틀을 갖고 있으며 그에 따른 기대를 하고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우리는 특정한 사람에 대한 도식을 가지는데 OOO부장님, XXX 대리님과 같이 특정한 사람에 대해 갖는 나의 생각들, 즉,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다’ 할 수 있는 도식이 존재한다.

도식은 판단하고 결정하는 수고를 덜어 보다 쉽게 어떤 사람이나 상황을 판단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 고정관념(stereotypes)과 같이 올바른 판단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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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금발이 너무해]의 주인공 엘 우즈는 금발의 미녀에게 갖는 고정관념들로 법조계에서 공정하게 평가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출처: 네이버 영화 ‘금발이 너무해’>

영화 ‘금발이 너무해’의 주인공 엘 우즈를 떠올려보자. 법조계라는 아주 근엄하고 너무나 무채색일 것 같은 공간에서 그녀는 금발의 미녀에게 갖는 수많은 고정관념들(그것이 유리하든 불리하든 간에)로 인해 공정하게 평가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와 같은 일은 우리 일상에 너무나 흔하게 일어나는 일로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직업 등은 사람을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기도 한다. 예전에 여름휴가를 다녀오는 길에 마침 여행용 가방이 망가져서 새로 하나 구입하려고 가방 전문점에 들어가서 가방을 보려 하는데(나름 선호하는 브랜드가 있다) 직원이 나를 보자마자 가장 싼 가방들은 저기에 있다고 친절히 알려주어서(들어가서 한마디도 안했다!) 머쓱해서 나온 적이 있다. 해변에서 막 돌아오는 후줄근한 복장이 문제였으리라.

특히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은 개개인을 판단하는 데 별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오히려 잘못된 판단을 초래할 수 있는데 이것은 집단에 대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평가가 사실 개개인의 특성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다양한 이유로 남자와 여자가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남자와 여자는 유사성이 더 많다. 따라서 어떤 사람의 성별을 아는 것은 그 사람의 성격이나 인지능력에 대해 별다른 정보를 제공해 주지 못한다.

또한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은 스스로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데에도 이용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경상도 남자는 무뚝뚝하다라는 생각은 남들도 다 그러니까 굳이 내 행동을 고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 수 있다. 또 뛰어난 외모로 인해 정작 중요한 연기력이 가려져 마음고생을 했었다는 잘생기고 예쁜 배우들의 인터뷰는 사실 외모가 뛰어난 연기자는 연기력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역으로 이용하여 자신이 연기력이 좋다는 것을 은연 중에 표현하는 것일 수 있다.

도식 이외에도 다양한 인지적 오류들이 내가 타인이나 특정 상황을 잘 못 판단하게끔 유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확증 편향은 나의 기대와 일치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여 내 기대가 맞는다는 것을 확신하는 오류인데 사람들은 어떤 정보가 나의 기대와 일치하지 않으면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무시하고 중립적인 정보도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왜곡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가볍고 덤벙대는 친구라는 평판을 받고 있는 주변의 지인을 한번 떠올려보자. 그 친구가 진지하게 이야기하면 요즘 들어 그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되지만 실수를 하거나 무언가를 빠뜨렸다면 “네가 그럼 그렇지!”하고 무릎을 칠지도 모른다.

귀인

나의 행동이나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원인을 되짚는 과정을 귀인(attribution)이라고 한다. 물론 “저 친구가 분명 나랑 눈이 마주쳤는데 왜 못 본 척하지?”하고 의식적으로 곰곰이 탐색해 나갈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모든 행동을 다 귀인하여 생각하지도 않고 의외의 상황이나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나 고통스러운 사건일 경우에 주로 귀인 행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귀인행동은 다양한 형태의 편향(bias)을 통해 타인이나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방해할 수 있다.1)

• 근본적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

 

우리는 다른 사람의 행동이 그 사람의 특성 때문에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약속시간에 늦은 친구를 보고 ‘평소 뭉그적대는 녀석, 시간 개념이 없군’ 하며 그의 성향으로 판단해버리고 교통사고로 극심한 교통 혼잡이 있었다던가 하는 상황을 무시해 버리는 것이다.

• 행위자 관찰자 편향 (actor-observer effect)

 

근본적 귀인 오류에서 좀 더 확장된 편향이다. 내가 잘못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상황이 그래서라는 상황귀인)가 있기 때문이지만 네가 잘못하는 건 네가 인간(성향 귀인)이 그래서 그렇다고 판단해버린다. 예를 들면 상대편 차가 끼어들기를 하면 상대의 급한 성격과 잘못된 운전 습관 때문이지만 내가 끼어들기 하는 것은 바쁜 일이 있기 때문인 것이다.

• 자기중심적 편향 (self-centered bias)

 

자기중심적 편향은 함께 관여한 일에 대한 결과에 대해서 자신의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말한다. 다른 사람의 노력이나 시간 투자는 내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지만 내가 이 일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인지는 자신이 잘 알 수 있는 부분이고, 타인의 노력보다 내 노력을 회상해내는 것이 더 쉽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일이건 과제이건 주변 사람이든 항상 투덜투덜 투덜이 스머프 같은 사람은 밉상 딱지를 떼기 어렵다. 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다 보면 항상 자신이 제일 어려운 상황에 처해져 있고, 다른 사람은 무조건 자기보다 나은 상황에 있어서 자신이 다른 사람의 상황이면 분명 더 잘했을 거라고 확신하여 말한다. 또 공부를 했는데 시험을 못 친 이유는 교수가 문제를 굉장히 쪼잔하게 내서 그렇고, 심지어 중요하지도 않은 내용을 시험에 출제했으며, 리포트는 의미도 없는 주제를 다루어서 쓸데없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게 했기 때문에 일부러 대충 썼다는 식이다. 자기일을 혼자 처리할 때는 그러려니 할 수도 있지만 함께 하는 일도 그런 식이면 관계가 유지되기 어렵다.

• 자기 위주 편향(self-serving bias)

 

옛 말에 잘되면 내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고 했다. 자기 위주 편향은 자신의 행동을 평가할 때 나타나는 편향으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는 경우에는 내가 잘해서 그렇다고 내부 귀인을 하고,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에는 상황이 그렇기 때문이라고 외부 귀인을 하는 것이다.

자기 위주 편향은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내가 잘해서 그렇다고 내부 귀인을 하고, 부정적인 결과에는 외부 기인을 하는 것이다. <출처: gettyimages>

자기 위주 편향은 동기 이론의 입장에서는 나(self)를 보호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으로 설명된다. 인지 이론의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은 잘될 것으로 예측하지 실패할 것으로 미리 예측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성공은 나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으므로 내부 귀인하고 실패는 예상 밖의 일로 여기므로 외부 귀인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이와 관련하여 Seidel 등은 뇌영상(fMRI)을 통하여 자기 위주 편향의 뇌 기제에 대해서 연구하였는데, 자기 위주 편향은 보상에 관여하는 뇌 회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자기 위주 편향은 나쁘다고 볼 수 없으며 오히려 자존감을 위해서는 긍정적인 면이 크다. 모든 일에 다 내 탓을 하게 되면 살아가기가 너무 힘드리라. 하지만 모든 일을 상황 탓을 하게 되면 발전의 여지가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적절히 자기 위주의 편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내가 보는 그 사람이 본래의 그 사람은 아닐 수 있다

인간은 일정한 인풋(Input)에 따른 아웃풋(Output)을 도출해내는 컴퓨터가 아니다. 아무리 타인이나 상황을 공정하게 보고자 해도 나도 모르게 특정 정보만 취사선택하게 되고 나의 경험과 기억에 따라 공고해진 나만의 틀로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내가 보는 그 사람이 본래의 그 사람이 아닐 수 있음을 알자. 내가 보는 그 사람은 내가 판단한 그 사람이다. 그리고 나의 판단이 잘못되고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아! 내가 그 친구를 잘못 평가했어” 하고 잘못을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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